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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대표 횡령의혹과 비인간적 처사 폭로한다”

사회적기업 ‘청주시민센터’ 퇴직자들, 퇴직금 받으려다 비리 알고 내부고발
“그동안 노동부·충북도·청주시에서 70여억원 지원, 잔액 40여억원 있어야”

 

청주지역의 한 사회적기업이 심각한 불신의 늪에 빠졌다. 맞벌이가정에 육아서비스를 해온 사회적기업 ‘청주지역공동체시민센터’(이하 청주시민센터)가 사상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이 곳에서 일하다 최근 퇴직한 직원들은 대표 K씨의 횡령의혹과 비인간적 처사를 강도높게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검찰 고발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퇴직자 5명은 K대표가 퇴직금을 주지 않자 지난 11월 똘똘뭉쳐 여기저기 찾아다니며 방법을 강구했고, 그러던 중 K대표의 비리를 자세히 알게돼 적극적으로 나섰다고 밝혔다. 이번 일은 이것이 단초가 됐다.

이들은 “지난 9월 퇴직금도 제대로 못받고 해고됐다. 그래서 여기저기 알아보다 대표의 공금횡령에 대해 알게 됐다. 후에 퇴직금은 받았으나 여기서 그치지 않고 대표가 직원들에게 해온 비인간적 처사와 횡령의혹에 대해 낱낱이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청주시민센터 직원들은 민노총 공공운수노조 산하의 돌봄지부 노조를 결성하고 입장을 같이한다는 방침이다. 노조원들은 주로 베이비시터들이고 80명 가량 된다. 현 직원은 청주시민센터에 84명, 충북바우처에 35명 등 모두 119명.

   

▲ 사회적기업 '청주시민센터'가 설립 5년만에 큰 위기에 봉착했다. 이 곳에서 일했던 퇴직자들은 대표의 공금횡령을 제기하고, 직원들은 노조를 결성했다.

 

도마위에 오른 K대표의 도덕성
K대표는 처음에 충북지역공동체시민센터(충북시민센터)를 지난 2005년 12월 창립하고 2007년 9월 11일 노동부로부터 사회적 일자리 창출사업에 선정됐다. 이어 같은 해 11월 ‘보육천사아이뜰 사업단’을 열었다. 이것이 2010년 7월 청주시민센터로 이름을 바꾼다. 비영리단체인 충북시민센터는 보육사업을 하는 청주시민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한 때 이 센터 내에는 키즈클럽아이뜰, 장난감아이뜰, 행복공감아이뜰이라는 일종의 계열사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 키즈클럽아이뜰은 유한회사 ‘우렁각시’에게 운영권을 넘겼고, 장난감아이뜰은 올 4월 화재로 전소됐다. 행복공감아이뜰도 문을 닫았다.

청주시민센터는 올해 5년된 기업이다. 올 9월로 노동부의 인건비 지원이 중단돼 자립해야 한다. 그런 와중에 K대표의 도덕성이 도마위에 올랐다. 퇴직자들은 청주시민센터가 지난 2007년부터 받은 각종 지원금과 보육료 수입을 합치면 120여억원의 수입이 발생했고 이중 80여억원이 지출된 것을 감안하면 40여억원이 잔액으로 남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도표 참고)

이들은 “가능한 자료를 참고해 작성한 것이나 추정치라서 정확하지는 않다. 수입 부분에도 발전기금과 외부 후원금 2억5000만원이 빠졌다. 어느 정도의 오류는 인정한다”고 전제하고 “K대표가 40억원을 횡령했다는 소문이 이미 돌았다. 이것이 사실이 아니면 관련자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할텐데 왜 가만있는지 모르겠다. 우리가 내놓은 자료가 틀리다면 K대표는 당당하게 해명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K대표는 펄쩍 뛰면서 충북시민센터에 통장 잔액 4억여원, 키즈클럽 사업장 보증금 2억원, 장난감아이뜰 매장 보증금 1억원·화재보상금 예상액 1억원 등 총 8억원의 자산이 있고 여기에 청주시민센터 잔고 7억여원해서 모두 15억여원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양측간 금액차이가 너무 많이 난다. K대표는 이 차이에 대해서는 명확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 이 부분은 경찰이나 검찰조사에서 밝힐 수밖에 없을 듯하다. 소문이 무성한 만큼 밝혀져야 한다.

실제 노동부의 인건비 지원금 부분에서 노동부와 퇴직자들의 액수는 다소 차이가 났다. 이들은 48억여원이라고 했으나 노동부는 42억여원이라고 밝혔다. 또 보육료 수입부분에서도 퇴직자들은 51억여원이라고 했으나 노동부에 신고된 매출액 총액은 37억여원으로 나타났다. 퇴직자들은 충북·청주시민센터 수입을 합쳤고, 노동부는 인건비를 지원했던 올 9월까지의 수입인데 반해 이들은 12월까지 계산해서 넣은 것이라고 말했다. 나머지 지원금 내역은 해당기관에 문의한 결과 대체로 맞았다. 결국 수치상 차이는 있을 것으로 예상되나 이 기회에 K대표의 횡령의혹을 밝히자는 게 이들의 목적이고, 관계자들 또한 궁금해하는 대목이다.

왜 충북시민센터 통장으로 옮겼을까
이외에도 퇴직자들은 여러 충격적인 사실들을 털어놓았다. 이들중 2명은 회계업무를 맡았던 사람들. 모 씨는 “전직원들은 발전기금을 냈다. 관리직 부장급 이상은 5만원, 베이비시터들은 3만원, 교육을 하러오는 강사들은 강사비의 10%를 냈다. 또 청주시민센터를 이용하는 가정에서는 월 1만원을 냈다. 직원들이 입사할 때 발전기금을 낸다는 서류에 사인을 하라고 했다. 이 돈은 대표가 개인적으로 썼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체 통장이 몇 개 인지도 모른다. 경리직원이 새로 들어오면 은행에 인감을 분실했다고 신고하고 통장을 새로 만들어줬다. 그러다 통장내용이 복잡해지면 해지를 하곤 했다”면서 “통장에서 돈을 인출할 때마다 대표에게 허락을 맡았다. 모든 것을 대표가 관리했다”고 덧붙였다.

K대표가 회계처리 부분에서 구멍가게 운영하듯 주먹구구식으로 하며 모든 것을 혼자 결정했다는 게 이들의 말이다. 청주시민센터에 돈이 모아지면 충북시민센터 통장으로 계속해서 옮겼다고 퇴직자들은 말했다. 이렇게 한 뒤 공금을 횡령했다고 보는 게 이들의 시각이다. 일종의 계열사였다 지금은 문을 닫은 장난감아이뜰과 행복공감아이뜰, 그리고 위탁을 맡긴 키즈클럽아이뜰의 잔고조차도 충북시민센터 통장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비영리단체인 충북시민센터에 돈을 몰아넣은 이유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K대표는 또 베이비시터들의 교재비와 유니폼비 등을 충북도에서 받으면서 이들에게 교재비 8만원, 유니폼비 2만원을 따로 받는 일도 있었다는 게 이들의 말이다. 현재 청주시민센터가 쓰고 있는 사창동 사무실과 운천동 교육장은 지인이 무상으로 빌려준 것인데도 사무실 월세 180만원, 교육장 월세 80만원을 꼬박꼬박 챙겼다는 것.

이에 대해 K대표는 “충북도에서 교재비와 유니폼에 대해 지원받지 않는다. 교재비와 유니폼은 참여자 개인이 구입하여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사창동 및 운천동 재임대 비용은 청주시민센터와 충북시민센터가 50%씩 재정을 분담하여 적립하고 일부는 청주시민센터 사업장 시설비로 지원되었다. 나머지는 청주시민센터가 사무실을 얻어 나갈 때 사용 할 목적으로 적립해 왔다”고 말했다.

K대표는 충북시민센터와 청주시민센터를 운영하면서 두 개 회사의 성격이 판이하게 다른데도 자금을 서로 왔다 갔다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굳이 왜 두 개를 운영했는지도 의심이 가는 대목이다. K대표에게 보육료 수입금에 대한 지출내역을 요구하자 “회계담당 직원이 그만둬서 모른다” “정리가 안돼 있다” “나도 자세히 모른다”며 약속시간을 여러 차례 어기며 일부만 건네줬다. 지난 9월 회계담당 직원이 해고된 뒤 새로 들어간 직원조차도 “회계장부 정리가 안돼있어 놀랐다”고 말했다. K대표는 예상대로 퇴직자들이 제기하는 대부분의 문제에 대해 그런 일 없다고 부정했다.(인터뷰 참고)

 

“내 기여도 따져 2억원 가져갔다”
다만 K대표는 공금 중에서 자신이 가져간 것은 2억원 가량된다고 시인했다. 그는 “내가 그동안 희생하며 회사를 운영해왔다. 내 돈과 남에게 빌린 돈, 후원금 등으로 어렵게 해왔다. 이에 대한 기여도를 따져 2억원을 가져갔다. 회계장부에는 외부차입금으로 처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를 구성원들과 상의한 바는 없다. 나중에 이것이 문제되자 그는 내년 상반기까지 이 돈을 내놓겠다고 한 상태이나 이미 도덕적으로는 큰 치명타를 입었다. K대표를 잘 아는 모 씨는 “이 2억원과 현재 양쪽 회사 잔액 11억원 등 총 13억원을 내놓겠다고 하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것이 대표 개인돈이 아닌데 ‘내놓는다’는 것도 우스운 표현이다.

사회적기업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곳이다. 그런데도 K대표는 ‘주머니 돈이 쌈짓돈’ 식으로 개인회사처럼 운영했다. 명목상으로는 청주시민센터에 운영위원회와 감사가 있으나 이들은 별 역할을 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충북시민센터는 그나마 이런 기구조차도 없었다. 운영위원이었던 모 씨는 “회의 때 사업내용에 대해 보고를 받았으나 회계처리 부분을 자세히 들은 적이 거의 없다. 운영위원들이 문제를 제기한 적도 별로 없었다. 형식적으로 듣고 넘어갔던 것 같다. 대표가 너무 무리하게 사업확장을 했고 회계를 주먹구구식으로 해왔다. 여러 가지 흉흉한 소문들이 많은 만큼 대표가 명쾌하게 해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감사로 있는 K모씨는 K대표의 친구로 알려져 있고 역시 별 역할을 하지 않았다고 직원들은 말했다.

결국 노동부·충북도·청주시는 예산만 지원하고 관리를 하지 않고, 운영위원회는 형식적인 보고만 받은 것이다. 사회적기업은 문 닫으면 그만이고 정부도 지자체도 기업 운영자도 책임지지 않는다. 그동안 퍼줬던 예산은 써버리고 만 것이 된다. 이 문제가 불거지자 예산을 지원했던 노동부·충북도·청주시 관계자들은 지난 26일 청주시민센터 점검을 나가 현재 진행중이다. 여기서 문제가 얼마나 밝혀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하지만 관계기관이 자신들에게 돌아올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형식적으로 할 소지도 충분하다.

한편 노조는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적인 행동을 시작했다. 노조측은 “외관상 비영리민간단체이며 사회적기업인 충북·청주시민센터는 개인 시설로 운영돼 왔다. 사회적 일자리 지원 수입이 부당하게 사용돼 회계의 흐름이 불투명하고 보조금 부당사용 등 비리의 의혹이 포착되었다”며 “철저한 감사를 통해 법적조치를 취할 것과 보육의 공공성 확보와 보육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위해 청주시가 직접 운영하여 고용할 것을 요구할 것이다. 그리고 횡령 및 유용에 관해 검찰에 진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표의 횡령의혹은 차제에 정확히 밝혀져야 한다. 관계기관과 검·경의 역할이 중요하다.

2012년12월27일 홍강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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