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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제발 이성적으로 바라보자

2013년 1월 16일   홍강희 편집위원

 

   
사람이 죽었다는 건 분명 큰 일 중에서도 가장 큰 일이다. 얼마전 충북·청주시민센터 K 전 대표가 세상을 버렸다. 그는 같은 직장에서 한솥밥을 먹던 동료들에게 공금횡령 의혹을 받고 있었다. 검찰 조사도 곧 진행될 예정이었다. 코너로 몰리자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한 것이다.

그러자 사람들은 갑자기 온정주의로 흐르기 시작했다. 이 회사와 대표에게 문제가 있다고 한 사람들조차 당사자가 없는데 뭘 자꾸 들추냐고 했다. 어떤 사람들은 대표의 횡령의혹을 제기한 퇴직자와 노조 간부들에게 “너희들이 사람을 죽였다”며 원망했다. 하지만 이성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의혹은 의혹인 채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검찰수사가 진행됐다면 횡령여부와 금액까지도 밝혀졌을텐데 아쉬울 뿐이다. 그리고 얼마나 더 이런 얘기들을 들어야 하나 답답할 뿐이다.

지난해 12월 K 전 대표의 비리의혹을 취재했다. 그 때 그는 횡설수설했고 자신이 공황상태라고 말했다. 회사 운영비를 어떻게 썼는지 자료를 달라고 하자 없다고 하더니 그 때서야 만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끝까지 마치지도 못하고 하다 만 자료를 건네줬다.

들어온지 얼마 안돼 회사 회계의 흐름을 알지 못하는 여직원을 데리고 그는 씨름을 했다. 더욱이 그 여직원은 회계 담당자도 아니었다. K 전 대표는 본인 투자와 후원금에 빌린 돈까지 더해 힘겹게 운영했는데 몇 억을 가져갔다고 한다고 억울해 했다.

그러나 그는 이 의혹을 해명하지 못했다. 우선 회계장부가 제대로 돼있지 않았다. 회계 직원이 수시로 그만뒀고, 오고 가는 사람들과 인수인계도 안됐다는 게 직원들 얘기다. 사회적기업 중에는 혼자 북치고 장구치는 사람들이 많다. 전문인력을 써야 하나 돈 아낀다는 명분아래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회계·마케팅 전문인력을 채용하면 노동부에서 급여를 지원해주는 제도가 있으나 급여가 너무 적어 실력있는 사람은 오지 않는다.

이렇게 몇 년을 운영하다보면 이 돈이 저 통장으로 가고, 저 돈이 이 통장으로 가는 식으로 회계가 엉망진창이 된다. 청주시민센터가 그랬다. 여기서부터 문제가 꼬였다. K 전 대표는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식으로 비정상적으로 운영했다. 여기서 횡령의혹이 나오고 실제 횡령도 가능하다. 아무도 감시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아마 다른 사회적기업 중에도 이런 식으로 운영하는 데가 있을 것이다.

K 전 대표를 둘러싸고 상당히 많은 얘기들이 떠돈다. 그가 생전에 이 회사를 운영하느라 애쓴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투명하게 운영하지는 못했다. 동료들에게 인간적 신뢰를 심어주지도 못한 것 같다. 기자회견을 열어 대표의 비리의혹을 제기하고 검찰에 진정서를 넣는 단계까지 온 것만 보더라도 그렇다.

외국에서는 검증받은 사회적기업에만 지원을 한다고 한다. 이윤을 좋은 목적으로 쓰기 때문에 함부로 지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거기에 수평적 구조, 구성원들의 경영참여, 합리적 의사결정도 사회적기업에 요구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배워야 할 사회적기업 육성방법이다. 어쨌든 K 전 대표는 여러 의혹을 해명하고 청주시민센터를 건강하게 거듭나는데 일조했어야 했다. 아쉽다. 어떤식으로든 의혹은 풀려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계속해서 험악한 소문만 생산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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