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1표의 예외 신세대협동조합
99%의 경제 아하! 협동조합
협동조합은 민주주의 기업이고, 모든 조합원이 똑같은 권한을 행사하는 1인1표를 대원칙으로 삼는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1인1표가 절대불변의 법칙은 아니다.
미국 농무부의 협동조합 정의를 보자. ‘이용자가 소유하고, 이용규모를 기준으로, 이익을 배분하는 사업체’라고 정의했다. 이 정의를 따르면, 1인1표 원칙의 예외가 생겨날 수 있다.
조합원이 조합과 거래한 실적에 비례해(이용규모를 기준으로) 투표권을 부여할 수 있게 된다. 단순한 머릿수가 아니라 실제 조합 활동에 참여한 정도에 따라 투표권을 부여하고, 이것이 오히려 민주적 통제를 보장할 수 있다는 논리가 가능해진다. 물론, 이 경우에도 조합원이 납입한 출자금 규모에 비례해 투표권을 행사하는 일은 없다. 그 단계까지 가면, 투자자가 소유하는 주식회사이지 이용자가 소유하는 협동조합이 아니다.
미국에서는 이러한 ‘비례모형’을 적용한 협동조합이 많이 활약하고 있다. 신세대협동조합(New Generation Cooperatives)이다.
전통적인 미국 협동조합의 상당수는 사업 실패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신세대협동조합 방식을 적극 채택했다. 조합활동에 거의 참여하지 않는 조합원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협동조합에서 1인1표의 병폐가 커졌기 때문이다. 협동조합 사업의 성패와 무관한 다수의 조합원들이 정치적 목적으로 조합을 장악한 것이다. 네덜란드의 대표적인 협동조합인 그리너리는 신세대협동조합 방식을 채택한 성공사례이다. 우리 협동조합기본법은 1인1표가 아닌 협동조합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김현대 선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