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세종역 신설 여부를 놓고 세종시와 충북도가 갈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26일 세종시와 충북도에 따르면 세종시는 2030년을 목표로 한 80만 인구 규모의 도시기본계획을 최근 확정하면서 시내에 KTX역을 신설하는 계획을 반영시켰다. 내년 개통예정인 호남고속철도 노선이 세종시 동남부권을 통과하게 됨에 따라 국가 중추 행정기능이 밀집해 있는 거점인 세종시 시내권역에서 고속철도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정차역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는 구상을 반영시킨 것이다. 국가 기간철도망을 통한 직접적 접근 수단이 없는 세종시는 인근 충북의 오송역을 이용할 수밖에 없으나 불편이 크다는 것이다. 세종시 첫마을지구∼오송역이 버스로 30∼50분 걸리고, 택시요금도 서울∼오송 간 KTX요금(평일 1만7200원)보다 훨씬 비싼 2만5000원 이상 나오는 불편을 계속 감내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세종시 관계자는 “대전, 천안, 청주 등 인접 주요도시 모두 고속철 역을 갖고 있고 국토 남단 창원시엔 역이 3개나 있지만 세종시엔 철로만 지나게 돼 있다”며 “호남권에서도 세종시를 그냥 지나쳐 오송까지 갔다가 다시 내려와야 해서 시간·경제적 피해가 크다”며 세종역 신설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이 같은 세종시의 움직임에 대해 충북도가 발끈하고 나섰다. 세종역이 신설되면 충북에 있는 인접 오송역이 위축되고 이에 따라 충북도의 오송 바이오기지 육성전략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24일 세종역 신설계획이 국가 철도망 추진계획에 절대 반영되지 않도록 국토교통부에 충북도의 반대의견을 적극 제시하고 세종시에 항의공문을 보낼 것을 지시했다. 이 지사는 “충북은 세종시 출범에 땅까지 떼어준 대주주”라며 “대주주 동의도 받지 않고 단독행위를 해서야 되겠느냐”는 발언도 했다. 세종 = 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