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계층 요금 면제는 가능할 듯…완전공영제는 넘어야 할 산 많아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충북에서 후보마다 무상버스 도입 공약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청소년 등 특정 계층은 시내버스 요금을 면제하겠다는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의 통합 청주시장 예비후보인 이종윤 청원군수가 초·중·고교생 시내버스 요금 무상화를 공약으로 내건 지 하루만인 10일 통합진보당 충북지사 예비후보인 신장호 도당위원장이 이를 도내 전체로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새정치연합의 한범덕 청주시장 등 일부 출마 예정자들도 무상버스 공약에 대체로 공감하는 것으로 알려져 지방선거를 앞두고 유사한 공약이 계속해서 나올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무상 버스' 공약이 향후 4년간의 민선 6기 때 실현될 수 있느냐는 점이다. 넉넉지 않은 지방자치단체 재정 형편상 재원 확보가 가능한지가 관심사다.
결국 무상 버스 운행의 재정 지원을 지자체가 떠안아야 하는 것이어서 사업비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청주시의 경우 지난 한해 청원군과의 시내버스 요금 단일화에 따른 손실금 54억3천만원, 무료 환승으로 발생한 보조금 70억6천만원, 적자 노선 운행 재정지원금 24억원 등 총 167억3천만원의 보조금을 6개 시내버스 업체에 지급했다.
이 군수는 여기에다가 59억원만 추가하면서 학생들이 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신 도당위원장은 보조금을 모두 합쳐 통합 청주시의 경우 365억원, 도내 전역은 727억원이면 청소년뿐만 아니라 65세 이상 노인들의 시내버스 무상 이용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청주시의 한 관계자는 "이 군수가 제시한 사업비에는 카드가 아닌 현금을 내는 학생 등 다양한 변수까지 반영된 것 같다"며 "혜택 대상을 학생들로 한정한다면 59억원의 예산만 늘려도 무상 버스 운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 도당위원장의 공약 역시 순차적으로 추진한다면 아주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게 지자체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청주와 인접한 대전시가 지난해 손실 대부분을 보전해 주는 준공영 방식으로 시내버스를 운행하면서 306억원 정도의 예산을 썼다는 점에서 볼 때 그렇다는 것이다.
연간 20억원의 예산으로 노인을 비롯해 기초생활수급자, 국가유공자 등에 대한 버스 요금 무료화를 실현한 전남 신안군의 사례도 있다.
그렇지만 예산이 가능 범위에 포함된다고 해서 무상 버스 도입이 쉬운 일은 아니다.
자칫 무상 버스 이용자가 늘면서 도민의 세 부담이 증가할 수 있고, 자신들도 대중교통 수단으로 인정해 달라며 법 개정을 요구하는 택시업계의 반발도 무시할 수 없다. 무상버스 도입에 따라 승객이 감소하게 되면 그에 따른 손실 보전을 요구하고 나설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특히 신 도당위원장이 주장하는 버스 완전공영제 도입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는 의견이 강하다.
지자체가 운수업체들로부터 버스를 사들여 직접 운영하는 완전공영제가 시행되려면 시내버스 업체들의 부채 해결이나 복잡하게 얽힌 주주관계 해결 등 풀어야 할 숙제가 한둘이 아니다.
청주 지역 6개 업체의 부채는 270억원 수준이다. 부채 구모가 회사마다 달라 인수 때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운수업체의 한 관계자는 "시내버스의 공공성을 강화하려면 완전공영제라는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지만 전국 어느 지자체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일부 저소득 계층을 상대로 한 무상 버스제 도입을 시작으로 점진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