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시에서 세종시 조치원역을 오가는 청주지역 시내버스들이 잇따라 불법주정차로 단속되고 있다.
조치원 역 앞의 버스주정차 공간이 부족해 이 같은 일이 발생하고 있다며 청주지역 시내버스 승무원들은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18일 청주시에 따르면 청주와 조치원역을 운행하는 시내버스는 4개 노선 25대로 하루 152회를 운행하고 있다.
대부분의 버스가 정시에 도착했다가 정시에 출발하고 있지만 차량 흐름이 원활한 낮시간이나 늦은 저녁에 운행하는 시내버스들은 조치원 역 앞에서 대기했다가 정시에 출발하고 있다.
문제는 세종시가 조치원역 앞 불법주정차 단속 시간을 기존 15분에서 5분으로 단축하면서 발생했다. 청신운수 8건, 동일운수 1건, 우진교통 4건, 동양교통 1건 등 청주지역 시내버스는 총 14건의 단속을 당했다.
조치원역 앞에는 3대의 버스가 정차할 수 있는 버스정차장이 있지만 세종지역 버스업체 승무원들이 청주지역 버스는 이곳에 정차하지 못하게 막는다는 게 청주지역 시내버스 승무원들의 주장이다.
시내버스 승무원들은 조치원역에 도착 후 최소시간만 대기하기 위해 한적한 구간에서 지연운행을 하기도 했지만 이로 인한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 또 정해진 출발시간 보다 일찍 출발하게되면 불법주정차 과태료 5만원보다 과중한 20만원의 과징금이 부과된다.
청주지역 시내버스 승무원으로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불법주정차로 인한 과태료는 승무원이 부담하고 있다. 버스업체가 불법주정차 과태료를 대납하게 되면 불법을 조장하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이다.
계예철 우진교통 승무원은 “세종시 버스는 정차장에서 머물다가 출발시간에 맞춰 나오지만 청주시 버스는 일반도로에서 기다리면서 불법주정차 단속이 되고 있다”며 “시간에 맞춰 도착하려고 천천히 운행하다 손님의 항의를 받는 등 난감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청주시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종시와 협의를 진행중이지만 내년 버스정차장이 추가 마련될때까지 뾰족한 대안은 마련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세종시는 당장 주차장을 마련하지 못하면서도 불법주정차 과태료 부과 유예에는 난색을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세종시 관계자는 “세종시 소속의 시내버스와 택시도 똑같이 단속되기 때문에 청주지역 버스만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다른 세종시 관계자는 “추가로 버스가 정차할 곳을 마련하려고 내년 예산을 확보 중”이라며 “청주지역 버스도 버스주정차 구간에 정차할 수 있도록 세종시 버스업체와 논의해 보겠다”고 설명했다.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