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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할배와 홍시…버스는 인정을 싣고

72번 오창노선 박승춘 기사와 동행하다

 

정진  |  petitedjin@hanmail.net
 

   
▲ 오창 72번 버스 박승춘 기사.
우진교통에서 24년 동안 승무원으로서 청주와 청원지역(통합이전) 공영버스를 운전해 온 박승춘 기사를 만났다. 공영버스 승무원은 청주 전체지역을 약 6개월씩 순번으로 돌아가며 운행하고 있다. 청주시내에 차고지가 있는 우진교통 공영버스 승무원들은 오창, 부강 등 외곽지역에서 오전 5시30분경에 첫차를 운행하려면 청주 차고지에서 새벽 4시경 떠나야한다고 한다.

부지런한 마을 분들의 나들이며, 학생들의 등하굣길, 출근길을 함께하는 승무원들의 노고에 고마움이 느껴진다. 그를 통해 오창지역 72번 공영버스를 이용하는 마을 사람들과 오랜 만남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몇 년 전 각리에서 타던 96세쯤 되신 할아버지가 한 분 계셨는데 키도 크고 목소리도 굵고 귀도 큼직한, 젊어서 장사였을 것 같은 풍모를 가진 분이었다고 한다. 할아버지는 “내가 젊어서 힘 좀 썼지! 일본놈들을 한 번에 휘 메쳤으니까”하시며 호탕하게 “하하하” 웃으시곤 했다는 것.

   
 
할아버지는 버스에 타실 때마다 기사님 손에 버스비 말고도 먹을거리를 쥐어주곤 했다. 보통은 껌, 사탕, 음료수 등을 주곤 했는데, 어느 날은 물컹거리는 차가운 것을 한 덩어리 턱 얹어 놓았다. 화들짝 놀란 박 기사가 ‘이게 뭐냐?’하며 손을 보니 빨갛게 익은 홍시 한 덩이가 손바닥위에 얇은 껍질이 터진 채 달콤한 속살을 흘리며 널브러져 있었다.

할아버지는 씨익 웃으며 “괜찮어. 어여 먹어. 괜찮아. 달아. 괜찮아. 어여 후룩 먹어.” 어린 조카 대하듯 하며 자리로 가서 앉았고, 기사는 “잠시 운전대를 놓고 홍시를 후루룩거리며 다 먹은 다음에야 버스를 출발해야 했다”며 “할아버지의 깊은 정에 고마운 마음을 지금도 간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기사는 또 “홍시를 주신 몇 년 후 겨울이 깊도록 할아버지께서 버스를 타지 않아 함께 다니던 마을 분들께 물었더니 그 전 20일 전쯤에 돌아가셨다고 하는 말을 듣고는 한동안 서운하고 허전한 마음이 들었다”며 “그 마을에 들르며 지금도 가끔 할아버지 생각이 난다”고 덧붙였다.

오늘도 오창 원리, 지게마을, 여천방면의 세 가지 노선으로 공영버스 72번은 훈훈한 정을 싣고 달리고 있다. 다음 마을에선 어떤 이야기가 타고 있을지 사뭇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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