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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우진교통, 청주형준공영제! 안녕하신지요?

지역버스공영제에 대한 우진교통의 입장


  

    우진교통 제2 차고지 전경

우진교통은 수년 전부터 청주시 시내버스 운영체계의 변화를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현재의 민영제로서는 시내버스 업계가 국가 및 지자체로 부터 많은 보조금을 받음에도 불구하고 공공성을 실현하기는커녕 오히려 시민들에게 불친절과 불신의 눈초리 대상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즉 시내버스 업계는 년 간 수백억 원의 공적보조금을 지원받으면서도 시민들에게 친절하고 안정적인 이동권 보장은 물론 버스노동자들의 노동권 보호도 크게 개선하지 못했고, 시내버스업체의 경영합리화도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우진교통은 7년 전부터 최선책으로서는 공영제를, 차선책으로서는 준공영제로의 시내버스 운영체계 변화를 주장하였습니다.

 

청주형 준공영제라는 개념은 이러한 상황에서 만들어진 우진교통의 오래된 고민의 산물입니다.

 

통합 청주시는 20153월 시내버스업계와 협약을 맺고 청주형 준공영제도입을 천명하였습니다. 우진교통은 당연히 쌍수를 들어 환영했고, 지난 7개월 동안의 준비과정에서도 다방면으로 긴밀히 협조하였습니다. 7개월에 걸친 청주형 준공영제준비과정이 지나면서 가장 기초적인 결과물이자 또 다른 논의의 출발점인 통합청주시 표준운송원가의 기본 틀과 내용의 초안인 '2014 실적운송원가'가 추석을 앞두고 드디어 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일단 민영제에서 청주형 준공영제를 향한 첫 걸음이자 전진기지를 마련한 셈입니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우진교통은 이러한 준비과정이나 중간 결과물을 보면서 그동안 간간이 제기했던 여러가지 문제의식이 더욱 심각해졌습니다. 심각해진 이유는 절차상의 문제와 이로부터 발생하는 청주형 준공영제라는 시스템의 총체적 가치에 대한 공유 부재에서 시작됩니다.

 

지난 7개월 동안 청주형 준공영제를 준비하면서 통합청주시는 준공영제와 관련하여 시내버스업계와의 실무적 내부회의 이외는 단 한 번도 공개된 토론회를 개최하지 않았습니다.

 

청주형 준공영제의 특수한 정체성이 무엇인지? 준공영제를 왜 시행해야 하는지? 준공영제의 가치는 무엇이고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 이러한 가장 우선적이고 기본적인 주제를 가지고 광범위하게 토론을 해야만 튼튼하고 시민들께 신뢰받는 준공영제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통합청주시는 시민들의 중지를 모으는 최소한의 민주적 소통 과정조차 없이 내년 7월을 향한 속도전을 진행합니다. 그리고 언론을 통해 통합청주시 결론만을 시민들께 통보할 뿐입니다.


일의 순서가 뒤바뀌었습니다.

어떤 집을 지을지 결정도 없이 살기 좋은 집만 지으면 된다며 모래 위에 집을 짓고 있는 형국입니다.

그래서 청주형 준공영제제안자이자 주창자인 우진교통은 불안감과 책임감에 어깨가 무겁기만 합니다.

 

불안함은 절차의 형식 문제로만 끝나지 않고 부실공사의 참사를 예고합니다.

목적과 가치에 관한 소통과정을 생략한채 정확한 프로세스를 거치지 않고는 올바른 청주형 준공영제라는 시스템을 만들어 낼 수 없습니다. 늦지 않았습니다. 부실공사의 참사를 막아야 합니다.

 

우선 지금이라도 청주시민의 눈높이에서 공개적인 소통과 프로세스를 거쳐야 합니다.

청주형 준공영제는 공영제와 민영제의 장점을 결합한 준공영제의 보편성에 기초하지만 시민을 위한 공공성의 강화라는 특수성을 강조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의 실현을 위해 아래와 같은 네가지 필수적인 전제 가치들을 범시민적으로 명확히 합의하고 사업계획에 반영해야 합니다.

 

첫째, 재정건전성을 구축해야합니다.

 이를 위해 재정건전성에 대한 관점을 정립하고 단기 및 중장기적 재정계획을 수립해야합니다. 준공영제 예산은 소모적 비용이 아니라 '청주시민의 이동권 보호'라는 보편적 복지를 위한 사회적 투자비용입니다. 따라서 재정규모의 크고 작음 만이 아니라 정확성과 효율성 그리고 계획성도 건전성 정립의 핵심 개념입니다. 동시에 안정적 예산확보와 효율적 집행을 위해 단계별 사업계획도 정확하게 수립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목적이나 가치는 사라지고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는 비용논쟁만 남게 됩니다. 또한 단기적으로는 준공영제 시행 전과 비슷한 수준의 보조금 비용이면 실현 가능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반드시 막대한 투자비용이 요구됩니다. 준공영제의 안착을 위해서는 공영차고지 확보, 버스정보시스템 구축 등 많은 신규투자가 필요합니다. 심지어 단기비용조차도 시내버스 노선개편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막대한 초과비용을 투입하게 될 수 있습니다. 노선개편은 시민친화성의 모세혈관입니다. 이러한 예상 가능한 투자계획을 반드시 지역사회에 공개하여 토론하고 공유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현재비용에서 추가 되는 비용이 크게 없을 것이라는 통합청주시의 임기응변적 답변의 반복은 단견이자,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어리석음에 불과합니다.

 

두 번째는 재정투명성입니다.

 의미 그대로 재정을 올바르고 정확하게 집행하는 문제입니다. 재정투명성은 이미 준공영제를 시행하고 있는 6개 광역시에서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는 문제이자, 일부 시내버스업체의 부끄러운 민낯이기도 합니다. ‘청주형 준공영제는 부정과 비리에 대해 단호해야합니다. 어설픈 경고조치나 내부 고발자에 의존하는 방지책 정도로는 투명성을 담보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통합청주시가 앞장서서 과감하고도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부정과 비리가 발견될 경우 부정금액에 비례한 시내버스 면허권에 대한 제한도 검토할 정도의 서슬 퍼런 단호함을 제도화해야 합니다. 시민들의 혈세에 대한 부정과 비리를 방조하고 외면하는 것도 범죄행위라는 각오를 통합청주시 스스로 다져야 합니다.

재정투명성의 확보는 재정건전성의 전제입니다.

 

세 번째는 노동친화성입니다.

 안전하고 친절한 시민들의 이동권을 직접 제공하는 당사자는 승무원을 중심으로 정비사 및 사무관리직 노동자들입니다. 이 분들께 합리적인 노동조건과 고용을 보장하지 않고는 질 좋은 대 시민 서비스를 기대하기 힘듭니다. 준공영제를 준비하면서 노동자들의 임금 및 노동조건을 단순 평균화하여 현재보다 후퇴되는 것은 준공영제와 노동법 정신을 잘못 이해한 결과입니다. 또한 적합한 노동환경을 위해 노선개편은 물론이고 종점지, 식당과 화장실, 버스정보시스템 등 많은 영역을 개선해야 합니다. 노동자들에 대한 서비스 교육도 병행해야 하고 새로운 운수노동서비스 문화도 창출해야 합니다. 당연히 많은 재정이 소요될 것입니다. 이것을 소모적 비용이 아닌 시민을 위한 정당한 투자비용으로 이해하고 반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안전하고 친절한 시민의 이동권은 노동의 결과물이기 때문입니다.

 

네 번째는 경영합리화를 통한 기업친화성의 확보입니다.

준공영제하에서 노선권을 양도한 시내버스 업체는 그래도 노동을 직접 관리하고 통제합니다. 그리고 그 대가로 지자체는 적정투자이윤을 보장해줍니다. 사업체가 튼튼해야 준공영제의 가치를 실현하는 노동이 보호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준공영제는 기업친화적인 제도이며 동시에 높은 기업윤리를 요구하는 제도입니다. 그런데 시내버스업계는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시대적 요구인 경영합리화를 통한 자구노력이 아니라 전근대적이고 올바르지 못한 방법으로 초과이윤을 확보합니다. 이것을 이미 알고 있는 통합청주시는 경영합리화를 강력히 촉구해야 합니다. 경영합리화 대안을 제시하여 이행각서를 받고, 이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 페널티를 명확히 하여 행정적 힘으로라도 강력히 견인해내야 합니다. 이것이 시민을 위한 준공영제도 살리는 길이고, 기업도 사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그런데도 통합청주시는 이 문제를 위에서 언급한 재정투명성이나 노동친화성과 마찬가지로 기업의 자율성이라는 명분으로 외면합니다. 통합청주시의 외면은 부정과 비리로 인해 재정투명성을 상실하여 결과적으로 '청주형 준공영제'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를 상실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과거에 대한 성찰과 교훈 없이는 희망찬 미래도 없습니다. 오히려 올바르지 못한 과거만 반복되고 확장될 뿐입니다.

 

이러한 네 가지 가치 지향점은 대등한 역할로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고, 이러한 대등성과 연관성이 꿰어질 때야만 청주형 준공영제의 기초가 완성됩니다. 그만큼 시민을 위한 안전하고 친절한 대중교통의 실현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시민 뿐 만 아니라 노동자도 기업도 그리고 통합청주시의 미래 발전도 함께 상생하게 됩니다.

 

통합청주시는 도시의 미래 발전을 위해 준공영제라는 전략적 대중교통정책을 선택하였습니다.

앞으로 준공영제와 관련된 모든 논쟁의 시발점이자 중심이 될 사안은 윤곽을 드러낼 청주시 표준운송원가 입니다. 그런데 우진교통이 염려하는 것은 표준운송원가를 비용의 문제로만 해석하는 과도한 배타성과 폐쇄성입니다. 이러한 태도는 필연적으로 비용의 숫자만을 절대화하여 재정건전성이라는 이름으로 상호 불신과 갈등만 유발시킬 뿐입니다.

 

표준운송원가는 준공영제의 공공적 가치를 내포해야만 그 역동성을 발휘하게 됩니다. 숫자를 살아있게 만드는 힘은 비용의 대소가 아니라 사회적 가치입니다.

이런 의미로 볼 때 현 청주시 '2014 실적운송원가'를 기초로 만들어질 표준운송원가는 준공영제의 필요조건이긴 하지만 충분조건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현재의 실적운송원가 초안에 적시된 각종 수치는 2014년도 민영제의 과거가치 표현일 뿐, 준공영제가 지향하는 미래가치의 실현과정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재미있는 일화가 떠오릅니다.

세계의 석학(碩學) 아인슈타인과 한 여배우의 대화입니다.

과학자의 머리와 미모에 글래머러스한 몸매의 자신을 닮은 천재가 태어 날 것이라는 결과론적인 말에 아인슈타인은 그 반대로 당신의 텅 빈 머리와 못생긴 내 얼굴을 닮는다면 어찌하겠소?”라 답합니다.

 

잘못하면 청주형 준공영제가 공영제와 민영제의 장점 결합이 아니라 단점만의 결합으로 시민들 세금을 갉아먹고 시내버스업체들만 살찌우는 가성비 낮은 괴물이 될 수도 있습니다.

더 늦기 전에, 통합청주시가 이러한 일화를 반면교사로 삼았으면 좋겠다는 바램입니다.

 

우진 구성원 여러분!

일교차 큰 가을이 절정을 향해 달려갑니다.

환절기 감기 조심하시고, 가정 평안하시길 기원합니다.

 

 

 

김재수

협동조합형 노동자자주관리기업 우진교통 대표


* 이 글은 2015년 11월 우진교통 소식지 가을호에 실린 글입니다. 현재 '청주형준공영제'는 우진교통의 문제의식에 대해 청주시가 수용할 뜻을 피력함으로써 구체방안에 대한 실무협상을 벌이고 있는 상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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