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같은 날이 다시 올까?” “마음이 참 이상해. ‘어’ 하고 지나왔는데 벌써 졸업반이야.” 흥겹게 노래 부르며 웃다가도 빠르게 지난 시간이 너무도 야속했다. 부도난 회사 때문에 6개월을 아스팔트에서 함께 거닐고, 매일같이 새벽 찬 공기를 맞으며 운전대에 시동을 걸었던 동년배들.
그들의 졸업여행은 즐거우면서도 빠르게 지난 청춘에 눈물지었다. 지난 달 26일 14명의 우진교통 졸업예정생(?)들이 여행을 떠났다. 여행 이름은 “은빛청춘에 날개를 달다.”
노동자자주관리기업인 우진교통의 정년은 만65세다. 다른 회사보다 5년 정도 더 높다. 전체 총회에서 정년을 높인 것인데 그냥 올린 것은 아니다. 시민들의 안전과 관련된 만큼 원진녹색병원의 역학시험을 거쳐 안전하게 운전 가능한 나이를 정년으로 정했다.
정년이 만으로 65세인 만큼 우리나라 나이는 그보다 더 많다. 어떤 이는 나이가 줄어 실제 나이는 두 세 살 더 많다. 65세 정년을 앞둔 이들이 함께 중국으로 떠났다. 경비는 우진교통 회사가 부담했다. 처음에는 너무나 즐거웠다. 함께 노래도 부르고 술잔을 기울이며 장난도 쳤다. 언제나 그랬듯이 “내가 형이다. 아니다. 내가 형이다”하며 나이 다툼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수천km를 흘러와 상해를 거쳐 바다에 몸을 맡기는 장강의 긴 물줄기처럼 지나온 청춘엔 회한이 가득했다. “오늘 같은 날이 다시 올까?”라던 말은 “왜 이렇게 빨리 왔지. 나 아직도 팔팔한데.” 이렇게 바뀌었다.
김남균 기자 spartakook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