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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기사 뒷돈받고 취업장사 ‘수두룩’…110명 검거

1명당 최고 1600만원 받아 10억원 챙겨

(부산ㆍ경남=뉴스1) 조아현 기자 | 2017-05-17 09:55 송고 | 2017-05-17 10:26 최종수정          
시내버스 운전기사에 채용되기 위해 돈을 건네고 허위로 발급받은 재직증명서. 빨간 네모 칸 안에 가짜 경력기록이 추가되어 있다. (부산지방경찰청 제공)© News1

시내버스 운전기사 채용을 두고 뒷돈을 받아 취업장사를 하는 행위에 대해 경찰이 부산지역 33개 버스회사를 상대로 수사한 결과 절반에 가까운 업체가 덜미를 잡혔다.

부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7일 배임수재, 배임증재,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모 시내버스회사 노조지부장 정모씨(58)와 상무 김모씨(57), 과장 강모씨(40)등 3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또 시내버스 노동조합 국장 김모씨(57)등 노조간부와 채용알선 브로커, 운전기사로 취업시켜 달라며 이들에게 청탁한 구직자 등 107명도 함께 무더기로 입건했다.

정씨 등은 지난 2012년 1월 3일부터 2016년 12월 10일까지 자신이 가진 '운전기사 채용 추천권한'을 내세워 취업을 희망하는 구직자 87명으로부터 1명당 800만~1600만원씩 모두 10억원 상당의 금품을 받아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금품을 건넨 구직자 가운데 운전경력이 부족해 취업 요건에 맞지 않을 경우에도 1차례당 100만~200만원씩 내면 운전경력 허위증명서까지 발급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취업알선 브로커는 다른 버스회사에도 취업을 청탁하기 위해 각 버스회사마다 중간브로커를 두고 노조지부장, 회사 임원에게 금품을 건넨 뒤 친분을 이용해 구직자들을 여러 곳에 채용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브로커나 시내버스 회사 측이 구직자로부터 돈을 받고 이삿짐 센터 또는 덤프트럭 회사에서 근무한 것처럼 경력증명서를 위조해 취업시켰다고 설명했다.

또 수사가 진행되자 불법으로 취업한 버스노조 조합원에게 '수사기관에 자백을 하면 회사에 알려 해고시킬 것'이라며 으름장까지 놓았다고 전했다.

이같은 행태는 시내버스회사 노동조합에서 노조지부장에 당선될 경우 입사자 추천, 징계권, 배차관리 권한, 장학금 지급 대상자 추천에 이를 정도로 '막강한' 권한을 가진 탓에 내부 시스템상 견제가 되지 않은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한편 경찰은 지난해 12월에도 시내버스 운전기사 취업비리와 관련해 시내버스 노조 관계자 54명을 입건한 바 있다. 이후 부산지역 시내버스 회사 33곳을 상대로 5개월간 추가 수사를 벌여 110명을 검거한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시내버스는 시민의 발인데도 운전경력이 부족한 사람도 돈을 주면 경력 증명서까지 위조해주고 뽑을 정도로 채용비리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버스회사 지부장 정씨 등 3명은 대가성 돈을 받은 사실을 극구 부인하다 증거인멸 우려로 구속이 되자 그제야 범행을 시인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공동체 신뢰를 망가뜨리는 반칙 행위를 없애고 상식이 통하는 취업문화 정착을 위해 수사를 계속해서 확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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