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진교통 직원의 단체사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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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외환위기가 발생한지도 20년이 넘었다. 한국 경제가 외환위기의 충격에서 어느 정도 벗어났다고는 하나, 그 여파는 우리 일상에 여전히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2017년 11월 한국개발연구원이 IMF 외환위기가 현재 한국에 끼친 영향에 대해 인식 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88.8%가 비정규직 증가 문제를 외환위기의 가장 큰 영향으로 꼽았다. 당시 IMF 구제금융 조건 중 하나가 노동유연화였기 때문이다. 20년 전만 해도 생소했던 '비정규직'이라는 용어는 20년이 지난 오늘 노동 문제의 핵심 단어가 되었고, 명칭도 기간제 계약노동자, 파견 노동자, 일용직 등으로 세분화되었다. 또한 통계청이 2016년 8월에 실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에 따르면 비정규직은 874만 명(임금노동자의 44.5%)이고 정규직은 1089만 명(55.5%)으로 총 노동자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며 이에 따른 문제도 다양해지고 심각해지고 있다.
최근 이슈가 된 파리바게트의 노동자 불법파견 문제가 대표적이다. 파리바게트의 제빵사와 바리스타 5300여 명은 인력 파견업체와 가맹점주와의 계약으로 파견된다. 하지만 파견업체 소속 노동자에게 본사가 직접 업무 지시를 해 문제가 되었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불법파견이라고 규정하고 파리바게트 측에 파견인력을 직고용하라는 시정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본사는 초기에 직고용 시정명령에 불복종하는 행정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처럼 현재 만연한 노동 유연화는 기업의 이윤은 극대화하되 책임은 회피하기 위한 방법이며 노동자가 필요할 때는 고용하고 필요없는 경우 쉽게 해고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러한 흐름은 한국에서만 특수하게 나타나는 상황은 아니다. 최근 프랑스의 마크롱 정부는 노동자 채용과 해고를 용이하게 하고 노동조합의 근로조건 협상 권한을 약화시키는 노동시장 유연화를 위한 노동법 개혁안을 추진했다. 또한 2017년 브라질 상원은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이 제안한 노동개혁안을 통과시켰다. 이 개혁안은 노동조합비 의무적 납부 폐지, 노동관련 소송 요건 강화, 노동자 위주의 근로계약 기준 완화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처럼 노동 유연화로 노동 조건은 악화되고 노동자 권리 침해 사례가 증가하고 있지만 노동자는 부당 행위를 가만히 참고 있지만은 않는다. 노동자는 노동 현실을 바꾸고자 노동 조건 개선과 권리 회복을 요구하며 투쟁에 나서기도 하고, 노동 현장의 변화를 만들기 위한 대안을 모색하고 실천하기도 한다.
그 중 이번 보고서에서는 "노동자자주관리"라는 대안 제도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이에 대한 역사적인 사례와 해외 사례를 살펴볼 것이며, 특히 13년간 노동자주관리 제도로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운수회사인 우진교통 사례 분석을 통해 노동자자주관리로의 전환과 과정, 현재 운영 방식 및 과제에 대해 자세하게 짚어보려한다.
노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동자자주관리가 유일한 해결책이라 제안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노동자자주관리 제도에 담긴 대안의 요소를 살펴보고 이로부터 배울 수 있는 교훈점이 무엇인지 찾아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노동자가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며 함께 책임지는 과정, 교육을 통해 주인 의식을 되찾는 과정, 실질적으로 노동 현장에서 노동 조건이 개선되는 것을 경험하며 노동자 자신이 노동의 주인임을 공고화해나가는 과정이 노동자자주관리를 통해 가능하다.
이러한 대안의 요소를 통해 더 많은 노동 현장에서, 노동자의 삶에서, 나아가 사회 전반에서 변화를 만들어 나가는 희망을 보여주고자 한다. 이번 보고서가 한국뿐만 아니라 여러 노동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현장에서도 해결책 도출을 위한 영감과 상상력의 근원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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