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청주지역 4개 시내버스 업체 노동조합이 무료 환승 및 단일 요금제 중단 움직임에 청주시가 강력 대응을 예고하면서 양측이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청주시는 환승을 거부할 경우 고발 조처하겠다고 경고했지만, 노조 측은 시 재산인 시내버스 카드·환승 단말기를 떼어가라며 맞섰다.
노조 측은 재정 지원 확대가 이뤄지지 않으면 오는 21일부터 승객들의 무료 환승을 거부하고 구간요금제를 받겠다는 입장이어서 시민 불편이 우려되고 있다.
청주시는 지난 13일 동일운수, 청주교통, 청신운수, 한성운수 사측에 '버스업체 노조의 무료환승제 폐지 및 요금 단일화 거부 관련 안내문'을 버스 내부에 붙이도록 요구했다.
이 안내문에는 청주시가 시내버스 업체에 지급하는 재정지원금을 감액했다는 4개 노조 측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부당행위를 강행할 경우 행정처분하고 고발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그러나 4개 업체 노조는 청주시가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시가 용역을 거쳐 4개 업체를 포함, 관내 6개 시내버스 업체에 지급한 요금 단일화 손실금 및 무료 환승 보조금은 지난해 총 193억원이고 올해에는 171억원이다.
노조 측은 "재정 지원금 감액은 사실이 아니라는 청주시의 주장은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4개 업체 사측이 시내버스 내부에 붙인 청주시 안내문을 모두 떼어냈다.
청주시는 "재정 지원금을 감액한 것이 아니라 용역 결과에 따른 금액을 지급한 것"이라며 "승객이 매년 감소하는 만큼 요금 단일화 손실금 및 무료 환승 보조금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노조 측은 "승객이 감소하면 버스업체의 손실액도 커지는 만큼 재정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키웠다.
노조 측은 청주시에 공문을 보내 "오는 20일 자정까지 시 재산인 버스카드·환승 단말기를 철거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단말기를 임의로 승객들이 이용하지 못하게 할 경우 형법상 영조물 훼손죄로 경찰에 고발하겠다는 청주시의 방침에 맞선 것이다.
이어 "시가 단말기를 철거하지 않는다면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청주지역버스노조가 임의로 처리하겠다"고 덧붙였다.
청주시는 "단말기 설치는 사측과의 합의에 따른 것으로 철거 여부에 노조가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못 박았다.
환승 거부 움직임에 동참하지 않은 우진교통은 4개 업체 노조의 활동을 '반 노동적 노조 활동'으로 규정, 오는 15일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하기로 하는 등 시내버스 업체 노조간 갈등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