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시의회가 내년도 시내버스 지원 예산을 반토막 내면서 버스업계 반발이 우려되고 있다.
지원 검증 시스템 보완 등을 이유로 들었지만 정작 이를 강화할 용역비마저 삭감해 논란이다.
20일 청주시 등에 따르면 최근 청주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가 예산 심의 과정에서 시내버스 관련 지원 예산 184억 원 가운데 절반 가량인 91억 원을 삭감했다.
2013년부터 시행된 요금단일화와 무료환승으로 인한 버스 손실보존금을 지원하는 검증시스템의 강화 등 경각심이 필요하다는 게 삭감 이유다.
다시 말해 검증시스템만 보완하면 내년 상반기 때 추경을 통해 삭감된 예산을 되살려 주겠다는 얘기다.
문제는 시의회가 정작 지원 산정금 검증을 강화하기 위한 용역 예산마저 감액했다는 데 있다.
시는 내년에는 버스 손실금을 정확하게 산정하게 위해 실제 버스에 타서 조사하는 실차조사를 늘리겠다며 올해보다 천만 원이 많은 1억 8천만 원의 관련 용역비 예산을 세웠다.
하지만 시의회 상임위는 과다 책정됐다며 8천만 원의 예산을 삭감, 예년보다도 실차조사나 조사원 수를 줄일 수밖에 없는 등 오히려 부실 용역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추경을 통해 추가 확보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지만 자칫 지원 예산 지급 등에 차질이라도 빚어지면 최악의 경우 운행 중단까지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가뜩이나 청주지역 시내버스 업체 4곳은 지난 달 손실지원금 확대를 요구하며 요금단일화과 무료환승을 폐지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청주시의 한 관계자는 "올해보다 7천만 원이나 적은 예산으로 관련 용역을 해야 하는 처지"라며 "자칫 시내버스와 협약을 지키지 못해 파행이 빚어지는 최악의 상황까지 걱정해야 하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청주시의회가 시내버스 문제 해결의 방법으로 예산 삭감의 카드를 꺼내들면서 오히려 사안을 더 복잡하게 만든 것은 아닌지 우려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