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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청주 시내버스 문제 해결할 수 있는 건 준공영제”김재수.jpg

김재수 대표



시내버스체계 획기적 개선과 업계 경영난 해소 위해 내년 실시
버스 운영은 민간기업, 노선 조정·관리권·예산투입은 청주시가

내년부터 청주 시내버스 준공영제가 실시된다. 광역시에서는 많이 하지만 기초지자체 중에서는 처음이다. 준공영제는 대중교통에 공개념을 도입한 것이다. 시내버스를 공공재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이 제도가 실시되면 버스 운영은 민간기업이 하지만 노선 조정 및 관리권은 지자체가 갖는다. 지자체는 버스업체 적자를 보전해주는 대신 업체에 대한 관리권한을 강화해 교통서비스 질을 혁신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업체들이 기피하는 노선을 만들고 운행시간 준수, 난폭운전 감소, 운수종사자 근로조건 개선 등을 통해 대중교통 활성화를 꾀할 수 있다. 이런 방식 때문에 준공영제라고 부른다.

그러자 시민들은 청주 시내버스가 획기적으로 개선되기를 바라고 있다. 준공영제가 실시되기 까지에는 전문가, 시민단체, 시의원, 청주시, 버스업계 관계자들의 많은 노력이 있었다. 이들은 "향후 버스회사들만 배불리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털어버리고 사전에 이를 방지하기 위한 점에 주안점을 뒀다고 밝혔다.

청주시의 시내버스 준공영제 추진 역사는 오래됐다. 민선5기 때는 일부 관계자와 청주시 담당 과에서 의견을 공유하는 정도였고, 민선6기 들어 추진했으나 진척이 잘 안됐다. 이후 민선7기가 시작되고 '대중교통활성화추진협의회'에서 구체적인 논의를 거쳐 합의안을 만들었다. 청주시는 ‘시내버스 준공영제 시행 협약 체결 동의안’을 청주시의회에 제출했고, 시의회는 지난 26일 가결했다.

이 제도는 2004년 7월 1일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이 처음으로 시행했다. 이후 2005년 7월 대전광역시, 2006년 2월 대구광역시와 같은 해 12월 광주광역시 등이 시작했다. 현재까지 서울·부산·인천·대구·광주·대전 등의 특별시와 광역시가 시행하고 있다. 광역시 중에서는 울산만 빠졌다. 기초지자체 중에서는 현재 여러 군데가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김재수 노동자자주관리기업 우진교통(주) 대표는 이미 2012년부터 시내버스 준공영제 도입을 일관되게 주장했다. 준공영제가 아니면 버스업계가 살아남을 수 없고, 대중교통체계도 무너진다고 봤기 때문이다.


그는 “인구감소로 수요가 줄어 적자폭이 커지면 국가와 지자체가 개입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될 것이라면 가능한 빨리 준공영제를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 때부터 몇 번의 고개를 넘고 넘어 이제 준공영제 실시를 눈 앞에 두고 있다. 그에게 지금 심정이 어떠냐고 하자 “협약 내용에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지만 다행”이라고 말했다. 몇 가지 점에서 아쉬운 점이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다음은 김 대표와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 준공영제를 그토록 외친 이유가 무엇인가?

“그동안 청주 시내버스 시스템이 전근대적이었다. 버스회사 6개사가 시내버스공동관리위원회를 조직하고 독점적 카르텔을 형성해 왔다. 모든 의사결정은 자본주 마음대로였고 시민 만족을 위한 교육과 투자에 인색했다. 복지혜택을 누리지 못한 노동자들의 노동생산성도 바닥을 쳤다. 시민들도 버스체계에 불만이 많았다. 그래서 우진교통은 이 카르텔에서 빠져나와 독립적인 경영을 했다. 하지만 인구가 줄어 2016년부터 버스이용 승객이 연 3%씩 감소했다. 그런데도 버스업계는 자기혁신을 게을리하고 안주했다. 이렇게 가다가는 버스업계 생존권이 흔들리고 청주시 교통환경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봤다. 우여곡절 끝에 준공영제를 준비하던 중 올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우리 회사는 운송수익금이 60% 감소해 월 11억원의 적자가 났다. 노동자들이 30% 임금삭감을 결정했어도 월 7억원 적자가 발생했다. 준공영제 조기 실시 외에는 답이 없었다.”


-청주시와 버스업계가 준공영제 논의를 처음 시작한 게 언제인가?

“민선5기 한범덕 시장 때 처음 준공영제 얘기를 꺼냈다. 그 때는 청주시 담당자와 버스업계 몇 몇이 의견을 나눴고 공론화 단계까지는 가지 않았다. 이후 2014년 이승훈 시장 때 논의를 시작했다. 청주시와 버스업계는 2014년 10월 교통선진화 실무추진단을 구성하고 2015년 3월 준공영제 도입을 위한 추진협약을 체결했다. 몇 번의 회의를 거쳐 준공영제 추진협의회를 만들었다. 하지만 시내버스 표준운송원가 산정을 하면서 버스업체마다 입장이 달라 결국 파열음이 나기 시작했다. 업체간 싸움이 벌어져 논의 진행이 안됐다. 청주시와 업체 양측 모두 준비없이 준공영제에 달려들어 소득도 없이 끝났다.”

표준운송원가는 차량을 하루 운행하는데 들어가는 표준비용을 말한다. 인건비, 정비비, 사무실 운영비 등 모든 것이 들어간다. 이것이 나와야 청주시가 버스업계에 지원할 보조금 규모가 결정되는데 회사마다 들쭉날쭉 했다.

이들은 2017년 1월 7차 회의에서 준공영제 도입 추진을 보류하고 회의 중단을 결정했다. 그러다 민선7기가 된 후 2018년 8월 청주시와 버스업계는 다시 해보기로 의견을 모은 뒤 대중교통활성화추진협의회를 구성한다. 전문가, 시민단체, 청주시, 시의회, 버스업계 관계자 등 13명의 위원이 위촉됐다. 이들은 지난 15일까지 1년 9개월 동안 18번의 회의를 열고 하나 하나 협의해 나갔고 합의안을 작성하기에 이른다.


- 협약서의 주 내용은 무엇인가?

“노선권부터 표준운송원가 산정기준, 재정투명성 확보방안, 경영합리화 방안, 서비스 향상 방안, 광고계약 수입금 처리, 독립 관리기구 설치, 준공영제 갱신주기, 준공영제 중지조건 등 제도를 시행하기 위한 모든 사항이 들어있다.”

청주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민선6기 때부터 직원들이 준공영제 실시지역, 미실시지역, 실시하려다 포기한 지역을 찾아가 문제점을 파악했다. 그래서 이를 최대한 반영해 문제 소지를 없애려고 노력했다. 다른 지역에는 없는 조항을 만들어 협약서에 명시했고, 3년에 한 번 문제점을 보완해 갱신하기로 했다. 청주시 제도에 문제가 나타나면 향후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외부기관에서 회계감사 실시, 운전기사 4진 아웃제 및 불친절 개선명령 과징금제도, 대표이사 8촌이내 친인척 채용시 패널티 적용, 비상근 임원 인건비 미지급, 대표 급여 5년간 동결 등의 조항이 청주시에만 있는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또 준공영제 실시 이후 들어가는 예산은 연 351억원 정도 예상한다는 것. 현재 버스회사에 운송수익금 감소분 연 300억원 보전해주는 것을 감안하면 약간 더 들어가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제도를 혁신하려면 예산이 투입돼야 하고, 이 예산은 예상액보다 많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 버스회사 대표로서 협약 내용에 만족하나?

“준공영제는 대중교통 시스템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시민들에게 교통복지를 제공할 것이다. 처음에는 변화가 많아 혼란스러울 것이다. 하나 하나 고쳐나간다면 좋은 제도가 될 것으로 믿는다. 하지만 준공영제의 주체자인 청주시, 시민, 버스업계, 버스 노동자간 조화를 이루지 못한 점이 아쉽다. 청주시가 차제에 공공성을 강화하고 버스업계의 불로소득을 막으려고 노력한 건 인정하나 인건비 산정시 임원을 대표이사 1인으로 한정한 것은 현실과 괴리가 있다. 그리고 인건비를 공공기관 임금인상률의 ±20% 초과 금지토록 한 것도 과한 면이 있다. 돈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버스업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데 너무 통제하려고 든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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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시내를 달리는 시내버스


- 우진교통(주)은 주요 안건을 직원총회에서 결정하는데 준공영제 실시 건에 대해 의견을 물었나?

“물론이다. 투표를 했다. 296명이 참여해 283명의 찬성으로 95.6%가 지지했다. 노동자들도 현 상황에서 다른 대안이 없다고 본 것이다.” 실제 회사 게시판에는 투표 결과를 알리는 게시물이 붙어 있었다.


- 코로나19 발생 이후 우진교통 노조가 4월 20일 충북도 앞에서 규탄대회를 했다.

“지자체의 긴급 수혈이 없으면 2~3개월 후 회사 문을 닫을 지경이다. 시내버스는 시민들이 이용하는 공공재인데 마음대로 문을 닫을 수 없는 것 아닌가. 그래서 청주시, 충북도, 정부에 시내버스 30% 감차, 조건없는 재정지원, 손실보전금의 유연성 확보, 준공영제 조기실시를 요구했다. 선거운동 기간에 도종환 국회의원을 찾아가 호소했고, 도 의원이 이를 국토부에 전달했다. 한범덕 청주시장은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는 즉각적인 조치가 우선이라는 판단아래 하반기 보조금 조기집행과 운행손실에 따른 조건없는 재정지원을 시행했다. 그러나 이시종 도지사는 시외·시내버스 승무원들에게 1인당 40만원을 일회성으로 지원하는 대책을 발표했다. 그것도 청주시가 60%를 지원하고 도는 40%를 내놓는 방안이다. 그래서 충북도에 문제 제기를 한 것이다. 도는 지원하겠다고 했으나 현재까지 구체적인 안이 나오지 않았다. 답답하다.”

한편 우진교통(주)은 171일 동안 파업투쟁 끝에 악덕 경영진을 물리치고 지난 2005년 1월 20일 노동자자주관리기업으로 거듭난 회사다. 노조는 피눈물나는 과정을 거쳐 노동자가 주인인 기업을 세워 경영혁신을 이뤘다. 이 사례가 국내는 물론 해외에도 소개됐다. 김 대표는 이 파업투쟁을 이끌었고 노동자자주관리기업으로 출범한 후 회사를 이끌어가고 있다.

김 대표와 우진교통(주)은 떼어서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강수돌 고려대 세종캠퍼스 경영학과 교수는 어떻게 이런 회사가 있느냐며 이 기업을 연구한 뒤 2018년 책을 냈다. ‘노동자자주관리기업 우진교통 이야기’다. 경영학, 그중에서도 인사·조직이나 노사관계를 연구하는 그에게 너무도 생생한 모범사례가 돼서 백서를 발간했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서두에서 ‘망해가던 회사가 어떻게 일하는 사람들의 희망이 되었나’ 라는 질문을 던지고 그 답을 알려줬다. 그는 “우진교통을 신뢰의 공동체라고 부르고 싶다. 우진교통은 거듭된 역경속에서도 노동의 가치와 혁신적 리더십을 기반으로 투명경영과 자주관리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초지일관 실천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300여 구성원들은 동료가 아니라 동지가 되었다. 신뢰의 공동체가 탄생한 배경이다”고 썼다.

이 회사에는 놀랄만한 일들이 많다. 노동자들이 사장이나 임원을 직접선거로 뽑고, 회사 대표와 노조 대표의 월급이 비슷하다. 또 주식의 절반은 공익 인사, 나머지는 노동자들이 공동 소유한다. 주요 안건은 직원 총회에서 총의를 모은다. 그리고 수익금의 일부는 재투자하고 나머지는 직원 복지에 쓴다. 이 중심에 김재수 대표가 있다.

출처 : 충청리뷰(http://www.ccrevie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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