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청주 시내버스 회사들이 제기한 문제들 보니
청주시 입장, 시의원들 입장 ‘제각각’…답 찾아야
시민의 발 청주 시내버스
청주시, 시의회 입장
청주시가 버스 준공영제 3년 차를 맞이해 버스 회사들과 재계약을 해야 하지만 갈등이 커지고 있다. 6개 버스회사들과 청주시의 입장이 갈라지면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충청리뷰는 청주시뿐만 아니라 이를 중재해야 할 청주시의원들의 입장도 들어봤다.
일단 6개 버스회사들이 공통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임금 가이드라인 철폐’다. 2020년 7월 청주시와 버스회사 간의 협약서 9조 16항을 보면 임금 가이드 라인 내용이 적시돼 있다.
청주시는 버스준공영제를 시행하면서 인건비 지원액을 공공기관 임금인상률의 ±20%로 정했다. 올해 공무원 임금인상률이 1.7%인 것을 고려하면 전년 임금 대비 약 2%까지 인상할 수 있다.
협약서에 이런 조항이 있는 곳은 준공영제를 시행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청주시가 유일하다. 이에 대해 청주시는 “격렬한 토론 끝에 시행 당시 이러한 조건을 단 것이다. 다수결의 원칙이 적용됐다. 그 외 다른 조건들은 오히려 시가 양보한 부분도 있다. 그런데 이번 사태에서 딱 그 조항만 잘라 문제가 있다고 말하는 것도 어불성설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인건비의 과도한 인상을 방지하기 위해 마련한 장치라는 것.
우진교통(주) 노동조합은 지난 4일부터 집회를 열고 있다. 다양한 요구사항에 대해 시는 부정적인 입장을 표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이미 합의한 내용을 다 바꾸자는 것인데 버스회사 측의 대응 방식이 납득이 안 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예를 들어 “가령 ‘오줌권 쟁취’투쟁을 벌였는데 이전 준공영제 실시 이전에 오히려 버스기사들이 노선을 더 많이 뛰었고, 휴게시간이 부족했다. 준공영제 이후 버스 안전성을 위해 휴게시간을 늘렸는데 갑자기 ‘오줌권 쟁취’얘기가 나왔다”라고 설명했다.
준공영제 갱신협상 시 직접 당사자(시↔운수업체) 협상 요구건에 대해 시는 준공영제 갱신을 위해 그간 시행한 준공영제에 대한 평가용역, 각종 시민들(정책자문 시민 100인 위원회, 대중교통활성화 협의회 등)의 자문 등을 통해 갱신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청주시는 협상 당사자인 운수업체와 수시로 만나 대면협상을 추진 중이다. 적어도 이번달 안에 결정을 지어야 한다.
청주시가 3년 단위 준공영제 계약을 앞두고 버스 회사들과 갈등이 커지고 있다.
한편 청주 시내버스 이용객수는 2019년 4958만명이었으나, 2020년 3321만명, 2021년 3254만명, 2022년 3966만명으로 이용객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준공영제 예산은 2021년도 510억원, 2022년도 669억원, 2023년도 705억원(예정)등이 투입됐다. (도표 참조)
운송수입금은 코로나 이전만 해도 600억 규모였지만 200억이 줄어들었고, 유류비는 2배 넘게 상승해 추가로 100억 가까이가 더 투입됐다. 300억 정도의 예산이 외부 변수로 인해 불가피하게 지출된 것. 이래저래 청주시 대중교통 정책은 묘안을 짜기가 어렵다.
시내버스의 수송분담률은 20%가 채 되지 않는다. 또 청주시 인구가 1% 정도 늘어난다면 승용차 보급률을 2~3%씩 늘어난다. 산술적으로봐도 답이 안 보인다. 하지만 준공영제는 버스노선의 공공성 강화와 안정적인 교통복지 서비스 제공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제도라는 것에 공감하고 있다. 노인 및 학생 취약계층이 주로 이용하기 때문이고,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대중교통 활성화가 필요하다. 청주시와 시내버스 회사들은 이번에 답을 찾아야 한다.
“양측 토론회 조만간 개최해 해답 찾을 것”
한재학 청주시의원
한재학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시내버스는 공공재이지만 준공영제를 위한 투입비용이 계속 증가해 시에서는 재정부담을 느끼고 있다. 게다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유가상승으로 150~200억 정도 유류비 상승분이 추가됐다. 내년이면 시가 지원해야 할 총 비용이 700억을 넘는다”고 설명했다. 한 의원은 “일부에서는 시내버스 회사들이 방만하게 운영했다는 지적이 있다. 또 임원진들이 노력을 안하고 차려진 밥상을 떠먹는다는 비판도 있지만 일단 서로 신뢰가 많이 금이 가 있는 것 같다. 시내버스 회사들도 할 말이 많은 것 같다”고 답했다.
따라서 한 의원은 “양측의 입장이 팽팽하기 때문에 어쨌든 중재해 답을 찾아가야 한다. 조만간 토론회를 시의회가 주도해 열릴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첫단추부터 잘못 꿰어…준공영제는 답 없어”
김태순 청주시의원
김태순 청주시의원(국민의 힘)은 버스 준공영제 추진 과정 자체를 문제 삼는다. 그는 “기초단위에서 버스 준공영제를 실시하는 곳은 청주시가 유일하다. 모두 광역단위에서 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이면 700억 정도가 투입되는 데 그 비용이면 6개 회사를 살 수 있는 비용이지 않느냐”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당장은 준공영제가 좋아보일 수 있고, 선택지가 유일해 보여도 차후엔 공영제 방식으로 가야 한다고 본다”라고 주장했다. 시에서는 공영제를 할 경우 오히려 교통공사 설립 등 비용이 준공영제보다 더 들어갈 것으로 계산해 고려하지 않고 있다.
김 의원은 “한마디로 딜레마다. 대중교통을 취약계층이 이용하기 때문에 지원하지 않을 수는 없다. 하지만 인구가 줄고 수송분담률도 채 20%가 안 되고 있다. 이번 재계약 할 때는 여러 가지 사항을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출처 : 충청리뷰(http://www.ccreview.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