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의 한 시내버스 차고지에서 직원이 차량을 정비하고 있다.
ⓒ 김용수기자 [충북일보] 청주시가 버스업체들의 어려움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시는 왜곡된 주장이라며 반박에 나섰다.
먼저 버스업체들은 시가 "운영이 어렵다"는 버스업체들의 비명을 듣고도 함께 해결방안을 찾기는 커녕 업체의 어려움에 눈을 돌리고 외면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심지어는 청주시내버스 준공영제를 이어가기 위해 협약 당시 시가 업체들에게 했던 약속들을 이제와서는 모두 '없던 일' 취급하고 있다는 제보도 이어지고 있다.
시내버스 운영업체들은 지난해 연말 3년 간의 1기 준공영제 운영을 끝마치고 2기 운영을 위한 논의를 벌였는데, 이 자리에서 시가 약속했던 것들을 반년이 넘게 지키지 않고 있다는 것이 골자다.
당시 업체들은 1기 운영 당시에는 운영 초기였던 터라 시행착오도 있었고, 여러 문제점들이 확인됐기 때문에 2기 운영부터는 일부 협약사항을 조정한 뒤 준공영제를 이어가길 바랬다.
하지만 시는 당장 시행협약서 내용을 변경할 시간적으로 여유가 없다는 점 등을 들어 일단 2기 운영에 대한 협약을 진행하길 원했고, 버스업체들은 시로부터 추후 문제사항들에 대한 개선을 약속받은 뒤 시의 약속만 믿고 협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하지만 버스업체들이 원했던 협약 사항 개선 등은 이달까지 반년이 넘도록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업체들의 주장이다.
아무런 답변이 없자 일부 업체들은 시에 공문을 보내 이에 대한 답변을 요구했지만 원론적인 답변만 돌아왔을 뿐 제대로 된 변화는 체감할 수 없었다고 입을 모은다.
게다가 지난 4월 시와 시내버스 6개 업체 노·사는 충북지방노동위원회 권고안에 따라 운수종사자의 임금과 기타복리후생비를 인상하고 노·사 자율임금교섭권을 침해하는 협약서 9조 16항을 개정하기로 약속했는데 이 역시도 시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일부 업체들은 "도장을 찍었다고 입을 싹 닦는 시의 행태에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며 "현 상황이 지속된다면 버스업체들이 도산 위기에 놓일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에대해 시는 업체들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버스업체들의 어려움에 대해 외면한 적도 없거니와 시내버스 준공영제 2기 협약 당시 시가 했던 약속들에 대해 최근까지도 업체들과 10여 차례 논의를 이어왔다는 것이다.
다만 여러 재정적, 행정적 여건 상 업체들이 원했던 15가지 요구사항에 대해 모두 들어줄 수는 없었고, 일부 요구사항에 대해 실현방안 등을 강구하던 중이었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시 관계자는 "일련 과정에 대해선 버스업체들에게도 충분한 설명이 있었고, 향후의 일정과 추진 방향에 대해서도 양 측이 모두 인지하고 있었다"며 "15가지 요구사항을 모두 들어주지 못하고 일부 요구사항에 대해서만 들어줄 수 밖에 없다고 업체 측에 이야기하자 일부 업체들이 협상을 거부하기 시작했다"고 해명했다.
특히 시는 현재 버스업체들이 어려움에 처한 이유를 준공영제 이전에 각 회사들이 가지고 있던 '부채'와 '퇴직금을 위한 사내유보금 미확보'로 지목했다.
각 회사마다 여러 요인 때문에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부채를 안고 있는 상태에서 준공영제가 시작됐는데, 과거의 부채를 시에게 책임져달라고 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것이 시의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버스기사들의 퇴직금의 경우 준공영제 시행 이전부터 각 업체들이 사내유보금으로 미리 준비를 했어야 했던 예산이지만 지금에 와서 이 대목을 어려움으로 꼽으며 시의 추가 예산지원을 바라는 것은 맞지 않다"며 "준공영제 시행협약서 내용 중에서도 준공영제 시행 전 발생한 기존 부채와 그에 따른 이자는 각 사업자의 책임이며 재정지원 대상이 아니라고 규정돼 있어 각 회사는 현재의 경영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선 자구책을 찾아야한다"고 선을 그었다. / 김정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