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4일 저녁 좌석버스 증평17번 노선 마지막 탕에서 증평 형석고등학교 종점에 도착하여보니
젊은 여자승객 한분이 술에 만취되어 자고 있었습니다.
저는 깨워서 어디서 하차 할 겁니까? 하고 물어보자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내수에서 내려야 한다고 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내수에서 내려 드려야지 하고 증평에서 출발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손님께서 일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버스 안에다 토를 하고 말았습니다.
저는 비유가 약해서 그것을 처리하려면 내 속이 뒤집어지는 것을 느끼곤 합니다.
내수에서 그 손님께서 내리실 쯤에 정신이 좀 들었는지 매우 부끄러워하시며 차비를 추가로 더 주겠다고 했습니다.
저는 사양하고 손님이 내린 후 혼자서 투덜거리며 청주방향으로 운전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운전석 뒤에서 그 상황을 지켜보던 여자 손님 한분이 나에게 휴지를 달라고 하시더니 그 자리로 가시어
차내에 가지고 다니는 물로 그것을 말끔히 치워주셨습니다.
저는 그 손님이 정말 고마웠습니다. 제가 그것을 처리하려면 저 역시 토했을 겁니다.
그동안 제가했던 행동이 부끄러웠습니다.
손님께서는 증평입구 옥수 삼거리에서 빵집을 하시는데 몇 년째 청주에서 출 퇴근 하신답니다.
오늘이 손자 백일이라고 하신 것 같은데 백일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내수에서 내리신 손님 제가 불쾌하게 했다면 용서해 주십시오.
앞으로 더욱더 손님을 친절히 모시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5050호 운전기사 이상일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