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노-노 갈등으로 ‘경영위기’
노동자 투쟁으로 경영권 차지한 노조기업 ‘우진교통’
▲ 충북지역 최초 ‘노동자 자주관리기업’ 우진교통 건물.
퇴직조합원 압류신청… 자금난‘허덕’
“노조 내 화합으로 자구책 마련해야”
지난 2005년 오랜 노사갈등 끝에 충북지역 최초의 ‘노동자 자주관리기업’으로 출발한 우진교통이 또다시 노조 구성원 간의 갈등으로 심각한 경영위기에 놓였다.
특히 청주지역 최대 시내버스 보유업체(105대)인 우진교통이 자금난을 견디지 못해 운행중단을 택할 경우 시민들의 큰 불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노동자 자주관리기업’으로 새출발
지난 2004년 7월 상습적 임금체불로 촉발된 우진교통 노동조합의 장기파업은 160여일간 이어지면서 운수사업면허 취소 위기까지 몰리는 등 노사 모두가 공멸될 우려까지 낳았다.
이 과정에서 청주시청 옆 소공원 점거 및 도로 점거 등 농성의 수위가 점점 높아지자 지역여론까지 이들을 외면하며 사태는 더욱 악화됐다.
그러나 2005년 1월 사측이 체불임금 대신 주식 50%를 노조에 이양하고 경영권을 포기, 극적 타결을 이루면서 충북지역 최초로 노동자가 회사를 직접 이끌어나가는 ‘노동자 자주관리기업’으로 새롭게 탈바꿈하게 됐다.
◇노-노 갈등으로 또다시 찾아온 위기
그러나 ‘노동자 자주관리기업’ 출범 초기부터 장기파업 당시 시위 주도권을 누가 가지고 있었는가 등을 이유로 불거졌던 노-노간 갈등이 점차 확산되면서 또다시 회사가 존폐 기로에 서게 됐다.
최근 노-노간 갈등을 빚어온 노조원 62명은 퇴직 후 체불임금과 퇴직금 지급 등을 요구하며 교통카드 수익에 대해 가압류신청을 냈다. 회사 측은 이번 가압류 신텅 해지에 필요한 예상소요금액이 46억원에 이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6개월 이상이 걸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회사수입의 65%에 달하는 교통카드 수익금이 압류되면서 경영난은 더욱 악화돼 현재는 부도업체이기 때문에 현금으로 만 사서 쓰고 있는 유류대금 조차 충당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실제로 청주시 등에 따르면 우진교통의 하루 운영비는 2300만원에 이르지만 압류사태 이후 수익이 1200만원에 불과해 하루 1100만원의 적자를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화합만이 살 길”
우진교통 사태는 최악의 경우 운행중단으로 연결될 수 있어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
홍순국 우진교통 노조위원장 권한대행은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해 자구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현금수익만으론 회사 운영이 불가능하다”며 “차고지 임대 등 유관기관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이어 “최악의 경우 운행중단이라는 극단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지만 현재 회사와 조합원 모두 합심해 고통을 분담하는 한편 자구책 마련에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청주시 관계자는 “우진교통의 어려운 사정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법과 타 회사와의 지원 형평성 등을 고려할 때 요구를 무작정 들어줄 수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에 한 노조 관계자는 “자주관리기업 출범 당시부터 존재했었던 주류와 비주류로 구분되는 보이지 않는 갈등을 해소하지 못한 것이 화근이 됐다”며 “노조 내 화합을 통한 자구책 마련만이 살 길”이라고 자평했다. <전창해>
2008년 05월 27일 (화) 20:18:30 전창해 widesea@dy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