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나마 대통령이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한다. 천만다행이다. 그런데 웬걸 10일 새벽 광화문 네거리엔 컨테이너 만리장성이 쌓였다. 역시나 'MB'스럽다. 국민들 입장에선 '소통'이 아니라 '울화통'이다.
국민들에게 집단적으로 '울렁증'이 도졌다. 나도 마찬가지다. 본의 아니게 '울렁증'을 술로 푼다. 술을 먹으니 속을 풀어야 한다. 나한테는 속을 푸는데, 장어탕이 제일이다. 단골집에 들러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도록 이명박 대통령 국밥 먹는 것처럼 시원하게 잘 먹었는데, 문제는 그 다음이다. 장어탕 값이 갑자기 6000원이란다. 자그마치 1000원이나 올랐다. 농담삼아 말했다. "에이, 여기가 중국집도 아닌데 값이 왜 올랐어요", "왜요여기 수제비에 밀가루 들어가잖아요"라고 겸연쩍은 듯이 말하는 장어탕집 아주머니가 능글맞다.
그러고 보니 수제비가 몇개 들어가긴 한것 같다. 그램단위까지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저울로 밀가루 무게를 달아 볼 수도 없는 노릇. 시원한 맛은 싹 사라지고 속이 쓰려온다.
민생 물가가 장난이 아니다. 올해 6월 기준으로, 라면 16.2%, 김밥 16.1%, 아이스크림 15%, 자장면 14% 등 서민층이 즐겨찾는 음식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한다(부산일보). 자동차학원비(17.6%), 유치원 납입금(8.4%), 종합반 대입 학원비(7.2%), 보습학원비(6.9%) 등도 마찬가지 추세란다. MB 100일만에 월급만 빼고 다 오른다. 고유가의 여파가 장난이 아니다. 딱 1년 만에 경유가가 50%나 올랐다. 촛불이 활활 타오르던 지난주, 큰맘 먹고 서울 시청앞 광장에서 촛불을 들었다.
촛불이 꺼지고 모처럼 만난 버스노동자 한 분과 버스에 올랐다. 한마디 건넸다. "힘들겠네. 버스회사도 힘들고 또 요금인상되겠네."
그런데 그 아저씨 왈 "여긴 괜찮아 준공영제잖아."
아, 그랬다. 서울은 2004년에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도입했다. 유가 상승등 업계의 손실분을 시 재정으로 보전해 왔다. 그리고 5월 5일 버스요금 동결을 선언했고 그에 따른 비용을 추경예산으로 긴급 지원하기로 했다. 한마디로, 서울시는 유가인상에 따라 발생한 추가비용은 서울시민 개인의 호주머니를 털어 해결하는 아니라 시가 책임을 진 것이다.
우리 청주시도 이미 2004년에 준공영제 도입을 청주시와 버스노조가 합의한 적이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행에 관한 어떤 계획도 없다.
청주시내버스업계도 불가피하게 감차 운행을 예고했다. 그런데 청주시는 무대책이다. 그렇다 보면 결과는 뻔하다. 버스요금 인상이고, 그것은 시민들 빈지갑의 남은 동전까지 털어가는 거다.
남상우 청주시장님은 버스 탈 일 없으니 잘 모를 거다. 그러나, 버스 타는 서민들 입장에선 서울시가 마냥 부러울 수밖에 없다. 준공영제 도입과 관련된 2004년 합의의 이행이 절실하게 느껴진다.
2008년 06월 11일 (수) 충청타임즈 webmaster@cctimes.kr
김 남 균 <민주노총충북본부 비정규사업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