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고지 수용 놓고 청주 버스회사-주공 갈등>

  (청주=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대한주택공사가 청주 동남택지개발지구 내에 있는 청주 최대의 버스운송업체 우진교통(주)의 사옥과 차고지에 대한 수용 절차를 예정대로 진행하려 하자 업체가 '생존권 위협'이라며 반발하는 등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26일 대한주택공사 충북지역본부와 우진교통에 따르면 주공은 2005년 12월 청주시 용암동과 운동동 등 6개 동을 포함한 2천6만4천여㎡를 동남택지개발지구로 지정했고 지난 5월 충북도로부터 개발계획 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개발지구에 우진교통의 사옥과 차고지가 포함된 채 승인이 떨어지자 업체측은 '부채가 많은 회사 사정상 수용지에 대한 보상을 받더라도 대체부지를 조성할 여력이 없다'며 업체 부지를 개발지구에서 제외시켜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사옥과 차고지는 회사의 유일한 자산인데 부채가 많은 회사 재정상 이에 대한 보상금이 최우선 변제권이 있는 곳으로 넘어가게 돼 이를 지급하고 나면 회사는 생존 기반을 탕진한 채 공중분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 문제가 현실화되면 회사가 보유한 청주지역 전체 4분의 1(105대)에 이르는 시내버스 운행에도 막대한 차질을 초래할 수밖에 없고 이는 고스란히 시민의 불편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주공측은 이미 승인이 난 이상 회사 개별 사정을 참작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며 택지개발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주공 관계자는 "도측이 애초 승인을 하기 전 각 기관에 의견 조회를 했는데 그 당시 우진교통측이 이 문제에 대해 특별한 의견을 제시하지 않아 그대로 승인 절차가 진행된 것"이라며 "지금에와서 택지개발지역을 변경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업체의 차고지 부근이 개발계획상 상업용지와 단독주택 용지로 구성돼 있고 이번 택지개발을 위한 토목공사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지역"이라며 강제 수용을 강행할 뜻을 내비쳤다.

   우진교통 소속 직원 150여명은 이날 오후 주공 앞에서 '차고지 강제수용반대 및 생존권 사수를 위한 결의대회'를 연 뒤 주공 관계자와 면담을 갖고 이 문제를 논의했다.

   한편 우진교통은 임금 체불 등의 문제로 2004년 7월부터 약 6개월간의 파업 끝에 2005년 1월 노동자 자주관리기업으로 재출발했으며 지난해 매출액 141억원에 당기순이익이 1억6천만원에 이르는 건실한 운수기업으로 성장해왔다.

   cielo7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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