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자주관리기업 우진교통 기자회견문
아무리 잘 차려진 음식인들 그림속의 음식이라면 무엇에 쓰겠습니까! 주택공사가 우진교통 차고지를 두고 하는 행위가 꼭 이 모양새입니다. 주택공사의 방안은 겉보기에는 화려합니다. 그러나 화려함 뒤에 비수가 꽂혀 있다 했습니까.
이솝우화의 여우가 호리병에 담긴 음식을 먹을 수 없었던 것처럼, 23억원에서 85억원까지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이런 방안을 우리 우진교통이 어찌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부실덩어리 150억원의 부채를 떠앉고 자주관리기업으로 출발한 그 때부터 우진교통은 뼈를 깍는 아픔의 세월이였습니다. 60여억원이라는 거액의 부채를 상환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또 다른 피눈물나는 사연이 있었습니다. 수십명의 동료들이 이곳을 떠났고 작년 한해에만 6개월동안이나 임금을 지급하지 못했습니다. 기름값을 아낀다고 한겨울 대기시간에 시동을 꺼야 했고, 운송 수입금을 높인다고 파김치가 된 몸을 이끌고 회사로 오는 그 시간까지도 한번 더 승객을 모셨습니다.
작년 한해, 임금을 지급하지 못했던 6개월은 몸서리치는 고통이였습니다. 아이들을 휴학시켜야 했고 전세방을 빼야 했던 시간이였습니다. 7억5천만원이면 한달 임금을 지급할 수 있는데, 그 돈을 마련하기 위해 애간장을 녹이는 시간이였습니다.
이런 부질없는 말은 각설하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우리 우진교통은 돈이 없습니다. 그달 벌어 그달 그달 임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그달 그달 벌은 수익금의 일부를 짬짜미 내어 빚을 갚고 있습니다. 그런데, 23억에서 85억까지 주택공사에 추가로 부담을 하라니요. 이런 저희에게 어찌 그리 큰 돈을 요구하신단 말입니까!
알겠습니다. 주택공사의 말씀은 한마디로, ‘나가라’는 거지요. 저희도 눈치는 있어서 그정도는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나갈 수가 없습니다. 왜냐구요. 나갈데가 없기 때문입니다. 주택공사에서 보상받은 돈에서 이것 떼이고 저것 떼이면 그 돈으론 나갈 데가 없습니다.
차고지가 없어지면 어떻게 되는지 다 아실 것입니다. 면허가 취소되고 회사는 없어지게 됩니다. 그럼 그뿐이겠습니다. 6개월 체불임금 30억원, 전 경영진이 미지급한 체불임금 10여억원, 퇴직금 40여억원 등 우리 조합원들이 받아야 할 그 돈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그래서입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자면 우리는 용암동 현 차고지에서 절대 못나갑니다.
호소드립니다.
존경하는 청주시민 여러분!
우리 우진교통의 절박함을 동정하여 주십시오. 저희가 우진교통이라는 작은 기업을 통해 생계를 꾸려 가는 우리 260여명의 처지를 이해하여 주십시오. 지난 경영진이 남긴 빚까지 해결해야 하는 우리들의 기구함을 이해하여 주십시오.
존경하는 청주시장님!
시민으로서 탄원합니다. 우리 260여 노동자와 1천여명의 가족의 이름으로 우진교통의 생존의 해법이 마련될 수 있도록 방안을 찾아 주십시오.
주택공사 관계자 여러분!
원주민이 살 수 없는 재개발이 얼마나 비극적인 것인지 용산참사에서 여실히 드러나지 않았습니까! 개발이익을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진짜 알짜배기 개발이익을 누가 가져가나요. 저희인가요. 아니면 주택공사인가요. 우린 그나마도 돈이 없어 아무것도 하지 못합니다. 더 이상, 돈 없는 저희들을 가지고 생색내지 마십시오. 오히려 그게 더 힘들게 합니다.
저희 우진교통은 주택공사의 개발이익보다는 청주시민인 우진교통 1,000명의 사회적 생존권이 더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 별첨자료. 4가지 협상안
2009년 4월 30일
노동자자주관리기업 우진교통(주) 대표 김재수
민주노총 우진교통 노동조합 위원장 홍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