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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강정주민들의 ‘슬픈 저항’이
한라산의 눈속 노란 복수초처럼
슬픈 멍울을 터뜨릴 때 빛이 될지니

» 김정기 전 제주교육대 총장
조선시대 ‘육지 것’들이 볼 때, ‘바다 건너 고을’ 제주(濟州)는 변방의 변방으로서 버려진 백성의 터이자, 이들의 육지 출륙이 금지된 ‘부정 탄’ 땅이었다. 때문에 임금님 선정 시절이라 할지라도 서리와 목사의 토색질이 ‘안전하게 보장된’ 부패관료의 천국이었다. 해군이 저지른, 다정(多情)공동체 ‘권당’과 천연자연의 파괴는 이 섬 백성의 원통함이 형태를 달리해 재생된 것이다.

세계생물권보존지역,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데 이어 지난해 11월12일 세계 7대자연경관으로 선정되자, 도민들은 무작정 환호하였다. 한편 바로 그날 신부와 주민의 단식기도(가톨릭에서 최고의 하나라는 기도)가 섬 남녘 강정마을에서 진행되었고 까마귀쪽나무를 뜻하는 구럼비 바위에서는 굴착기가 일시 중단된 폭파명령을 기다리며 숨 고르고 있었다.

정부는 마을 해안가 12만평에 약 1조원을 들여 2014년까지 완성하는 해군기지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마을주민 절대다수가 마을회를 중심으로 국가권력에 맞서 힘겹고도 ‘슬픈 저항’을 기적처럼 이어왔다. 빨갱이 낙인이 찍히면서.

그러나 해군과 제주도는 민주적인 절차와 충분한 의견수렴 없이 마을주민을 저 극우반공독재 시절의 안보지상주의로 몰아붙였다. 몇 가지 대표적인 사례를 보자. 위미와 화순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친 도는 해녀 85명의 의견을 주민 전체의 것으로 조작해 강정을 기지 후보지로 해군에 통보. 이에 해군은 주민의 토지를 강제수용하여 공탁금을 걸어 놓고는 찾아가지 않는 지주에게 양도소득세에 가산금 징수를 협박. 해양수산부는 자신이 정한 이곳의 생물보존권을 해제. 문화재청은 지표의 전면 조사 없이 부분 공사를 허락. 또 도는 사전 환경검토와 환경영양평가를 형식적으로 처리. 검찰과 경찰은 구속·소환장·벌금형을 성인 주민 7명에 1명꼴로 남발. 재벌 건설사인 삼성·두산·대림·대우는 주민들을 상대로 약 3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주민은 반발했다. “정말 나라를 위해 꼭 할 일이라면 왜 숨기면서 하나?”, “정부와 해군은 사기꾼과 다름없다”, “우리는 착한 사람이지 빨갱이도 범죄자도 아니다” 등등. 이들 생생한 증언은 안보지상주의와 엠비정부의 제주도에 대한 전횡을 온몸으로 질타하는 ‘착한 백성’의 함성이다.

또한 섬뜩했던 증언은 “해군기지가 들어오면 비행장이 들어오지, 전쟁이 일어나면 폭탄이 제일 먼저 날아온다고”였다. 어릴 적 일제 말기 일본군 군사시설 공사와 4·3 대학살을 지켜봤던 노인의 기억, 바로 죽음의 공포였다. 이것은 대를 이어 도민의 의식 내면에 쌓여온 사신(死神)의 환영을 조명한 것. 주민 75.5%가 악몽·우울증·강박증 등 각종 정신질환에 시달린다는 언론보도도 심상치 않다.

1945년 이 섬에는 6만여명의 일본군이 주둔해, 비행장을 닦고 해안가와 한라산에 갱도진지 등을 만들어 일본 방어의 결전태세를 완비했다. 20여만 도민을 이른바 ‘죽음의 옥쇄작전’에 편입시키는 한편 식량난 속에서 각종 군사시설 공사에 강제동원된 남녀노소 고초의 축적은 상상을 뛰어넘었다. 절체절명의 순간 히로시마의 원자폭탄이 도민을 살린 것이다. 그러나 생의 환희도 잠시, 사신의 유희는 제주도를 비껴가지 않았다. 3년 뒤부터 미군정과 이승만 정부는 산사람(빨갱이) 300여명을 잡으려고 3만여명을 죽였다. 군·경과 서북청년단이 주인인 이 섬은 시체산이요, 피바다였다.

‘제주포럼시(C)’가 우리리서치에 맡겨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기지 반대가 23.8%, 주민 의견수렴 우선이 36.2%, 건설 진행이 12.3%, 경제·국방상 찬성이 25%, 잘 모름이 2.6%. 건설 중단과 반대가 70%로 대세다. 여기에다 최근 자유무역협정의 직격탄을 맞은 우리나라 최대 피해자 제주도는 미래 경제부흥의 동력을 관광에서 찾아야 할 터.

 

<본 글은 김정기선생님께서 한겨레신문에 기고한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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