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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우진교통, 춘투 대신 생존투쟁에 올인  
동남지구 차고지 해결 못하면 회사 문 닫을 상황
주공에 존치 요구 김재수 대표 천막농성 등 배수진  

민주노총(노동조합)이 경영권을 인수한 도내 첫 사례인 우진교통이 춘투 대신 생존투쟁을 선택했다.

우진교통 차고지가 대한주택공사가 시행하는 동남택지개발지구에 포함돼 있어 토지보상을 받고 이전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그럴 경우 사실상 회사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 우진교통은 동남지구 개발로 차고지를 이전하면 사실상 회사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며 주택공사충북본부 앞에서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우진교통이 받을 토지보상금은 많아야 30억원 안팎이지만 은행 채무 17억원과 체불임금 30억원, 집단 퇴직자들이 진행하는 압류액 12억원 등 현재 채무만 70억원에 육박한다. 보상금을 받아봐야 빚잔치에도 부족하고 결국 운행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

사실 이 문제는 올 초부터 제기되기 시작했으나 우진교통 측은 그동안 주택공사와의 밀고 당기는 협의만 진행했을 뿐 이를 회사 운명을 건 문제로 전면화 하지는 않았다.

우진교통 관계자는 “택지개발사업을 앞두고 공청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있었지만 당시에는 이전 경영진이 남기고 간 채무 해결 등으로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또한 개발사업에 대해 이해가 부족했기 때문에 이렇다 할 대응을 못했던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장 예정대로 택지개발사업이 본격화 될 경우 우진교통은 차고지를 내 줘야 하는 상황.

특히 청주시가 동남지구내 시내버스 종점지 조성에 대한 내부 검토를 마치는 등 차고지 존치 가능성도 열리고 있어 회사와 노동조합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우진교통 측은 주공이 올 상반기 중 개발계획 변경을 마무리 해 실시계획 수립에 들어갈 것으로 판단, 차고지 문제 해결에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청주시 날린 SOS 효과는?

주공과 협의가 지지부진해 지는 등 이렇다할 성과가 나타나지 않자 우진교통은 지난달 말 청주시에 탄원서를 전달하는 등 중재를 요청했다.

우진교통이 청주지역 최대 시내버스 업체로 비록 민간기업이지만 공공의 목적에 부합하는 만큼 시가 나서 해결 방안을 찾아달라는 절박한 ‘SOS'인 셈이다.

이 때까지 우진교통이 문제 해결을 위해 가능하다고 판단한 안은 이미 법률적으로 불가능해진 제척안을 제외하면 3가지.
토지보상을 받고 시 외곽으로 이전하거나 대체토지를 받고 부족한 부지를 매입하는 안, 그리고 택지지구 내에 존치하는 안이다.

하지만 우진교통이 필요한 부지가 1만5000㎡는 돼야 하기 때문에 외곽 이전이나 대체토지를 받는다 해도 토지 매입에 최소 70억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존치안 외에 대안이 없는 실정이다.

존치안 또한 상대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일 뿐 주변 개발로 인한 개발이윤을 부담하는 존치부담금을 납부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정비고로 사용하고 있는 2000여㎡ 부지는 우진교통의 소유가 아니어서 존치가 결정되더라도 부족한 공간 확보라는 또 다른 숙제는 여전히 남게 된다.

우진교통 관계자는 “존치가 결정되더라도 임차해 사용하는 정비고 부지 문제를 풀지 못하면 용암동과 동부종점 차고지, 정비고 등 3곳을 운영해야 하는 부담을 안는다. 겨우 정상화의 자신감을 얻었는데 경영의 효율은 고사하고 회사 운명에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선의 대안은 존치, 열쇠는 주공

이런 상황에서 청주시가 동남지구내에 시내버스 종점지를 계획하고 있어 우진교통은 매우 희망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시 관계자는 “동부 종점지가 있지만 이미 포화상태인 데다 민원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동남지구 개발로 3만4000명의 인구유입이 예상되고 도심도 팽창하게 돼 시내버스 노선 신설과 종점지 조성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어 내부 검토를 마친 상태”라고 전했다.

이렇게 되면 동남지구에 종점 차고지가 생기게 되며 이를 우진교통이 활용할 수 있는 길도 열릴 수 있는 것이다.

우진교통 측은 특히 시에 중재를 요청한 뒤 이뤄진 주공과의 3자 대책회의에서 비춰진 시의 태도에 고무된 분위기다.
이날 회의에서는 존치안에 대해 주요 논의가 진행됐는데 시가 매우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우진교통 관계자는 “청주시가 차고지 존치시 발생하는 부족한 공간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등 중재에 적극적이었다. 특히 우진교통이 민간기업이지만 시내버스 운행이라는 공익성을 부각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문제 해결의 실질적인 열쇠를 갖고 있는 주공은 여러 대안을 구상중이라며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청주시와의 3자 회의에서도 주공 측은 존치부담금과 관련해 규정 내에서만 감면안을 제출하는 등 매우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게 우진교통 측의 전언이다.

주공 관계자는 “대중교통을 살리자는 취지에 적극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어떤 방안이 좋을지, 또는 주공이 어떻게 결정할지에 대해 확인할 수 없다. 여러 대안을 놓고 구상중이며 이 중에는 존치하는 방안도 분명히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 율량2지구에서 제척된 충북도 도로관리사업소. 인접한 택지개발 공사 구역과 극명하게 대조된다.
비교되는 율량2지구 道 도로관리사업소
‘이전비용 과다해 수용불가’ 도 제척요구 토공 수용

동남지구 내 우진교통 차고지 문제와 관련 토지공사가 시행하는 청주 율량2지구에서 제척된 충북도 도로관리사업소가 비교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도 도로관리사업소는 옛 건설종합본부가 이름을 바꾼 것으로 도내 지방도의 유지 보수 등 관리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부지 면적은 우진교통 차고지와 정비고를 합한 7300㎡와 비슷한 8907㎡로 사무실과 부대시설로 실험실, 대기실, 차고 등이 있다.
도로관리사업소는 당초 율량2지구에 포함되는 것으로 계획됐으나 개발계획 승인 과정에서 제척돼 현 위치에 유지되게 됐다.

토지공사 관계자는 “택지개발지구에 포함되면 이전이 불가피 했지만 충북도가 열악한 재정을 이유로 택지지구에서 제척해 줄 것을 요구해 이를 수용했다”고 말했다.

‘제척’은 택지지구에 포함되지 않도록 계획단계에서부터 제외하는 것이고 ‘존치’는 택지지구에는 포함되지만 지반조성 등 실제 공사는 이뤄지지 않는다.

또한 존치는 택지지구에 포함되기 때문에 실제 수용되지 않더라도 주변개발로 인한 이익을 존치부담금으로 납부해야 하지만 제척은 아무런 부담 적용이 없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도 도로관리사업소의 경우 제척됐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존치라 하더라도 공공기관이기 때문에 존치부담금은 100% 감면된다. 비록 우진교통이 민간기업이기는 하지만 충분한 공공성을 확보하고 있고 자주관리기업 탄생 과정 등 지역적인 특수성을 고려한다면 주공이 보다 전향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9년 05월 13일 (수) 09:15:26 김진오 기자  true5@cb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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